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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불법행위 손해배상 소멸시효기간 최장 20년으로
2010-12-07 11:36:15, 조회 : 3,095

법인설립, '허가'서 인가주의(認可主義)로 전환
민법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불법행위 손해배상 소멸시효기간 최장 20년으로
미성년 성폭행 손배소 채권도 피해자 성년까지 소멸시효 정지
환경오염 등 피해 소멸시효 기산점도 '손해발생한 날'로 변경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최장 20년까지 연장된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채권은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소멸시효가 정지된다. 또 허가주의인 민법상 비영리법인의 설립이 인가주의로 전환돼 법인설립이 한결 쉬워지고, 법인의 합병 및 분할도 가능해진다.

법무부는 3일 법인 및 시효제도의 선진화를 위해 이같은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결사 및 법인운영의 자유를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달라진 사회상과 거래현실을 반영해 채권 등의 시효기간을 조정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법무부는 이달 중으로 공청회를 열어 개정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 내년 3월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우선 기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5년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20년’으로 각각 두배 가까이 연장했다.

환경오염피해나 직업병 등 잠복기간이 긴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도 충분히 구제받을 수 있도록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불법행위를 한 날’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날’로 변경하고, 기간도 크게 늘려 피해자보호를 두텁게 한 것이다.

개정안은 또 성범죄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미성년인 기간동안에는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성년이 될 때 다시 시효가 진행하도록 시효의 정지에 관한 특칙을 신설했다.

채권시효에 대한 국제적 입법추세와 인터넷 등 전자거래 활성화로 거래기간이 짧아지는 현실을 반영해 일반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단축시킨 것도 특징이다.

권리행사가 가능한 시점으로부터 10년으로 돼 있는 현행 일반채권의 소멸시효기간 규정 외에 추가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 및 채무자를 안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해 사실상 소멸시효기간을 줄인 것이다. 규정 형식이 복잡해 혼란만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숙박료와 음식대금 등에 대한 단기소멸시효(3년 또는 1년) 규정은 삭제했다. 상법에서 별도로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부동산 점유취득시효 규정도 정비된다. 무단 점유자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점유만 하고 있으면 부동산 소유권을 쉽게 시효취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자주점유’ 추정규정을 삭제해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자가 자주점유를 스스로 입증하도록 했다. 또 진정한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해 부동산 취득시효의 요건으로 ‘선의·무과실'도 추가했다.

법인제도도 종전과는 크게 달라진다. 허가기준이나 설립요건이 까다로워 불편을 초래하던 비영리법인 설립을 허가주의에서 인가주의로 개선해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주무관청이 반드시 법인설립을 인가하도록 했다. 이에따라 △정관 작성 △다른 법인과 동일한 명칭이 아닐 것 △법인설립 관련 규정을 준수할 것 △정관으로 정한 사항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을 것 등의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사단법인은 5인 이상의 사원을 갖춰야 하며, 재단법인은 목적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산을 출연해야 한다.

법인의 합병·분할규정도 마련됐다. 이에따라 기존 근거규정이 없어 해산·청산후 신설이란 우회적 방법으로만 가능했던 비영리법인의 조직변경이 손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합병에 따른 채권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채권자의 이의제기절차를 규정하는 등 채권자보호규정도 함께 신설된다.

재단법인 설립시 출연재산의 귀속시기를 부동산일 경우 ‘등기시’, 동산일 경우 ‘인도시’ 등 물권변동의 일반원칙인 성립요건주의와 일치시켜 재단법인설립과 관련한 현행법상의 논란을 입법적으로 해결했다.

이밖에 종중, 교회 등 비법인 사단에 대한 학설과 판례의 입장을 입법화해 비영리법인 관련 민법규정을 비법인 사단·재단에도 일부 적용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영리목적의 비법인 사단이 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없을 경우에는 사원들이 채권자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도록 해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하는 한편 채권자를 보호하도록 했다.

이윤상 기자lee27@lawtimes.co.kr  

인터넷 법률신문 [ 201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