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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소멸시효 적용 안돼
2011-12-14 16:58:05, 조회 : 1,670

부부 협의·법원 의해 지급청구권으로 성립 안됐다면… 양육비,소멸시효 적용 안돼

대법원, 원심결정 변경


자녀의 양육비가 친권자들의 협의나 법원의 심판에 의해 지급청구권으로 성립되지 않았다면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결정이 나왔다. 양육비 청구권이 지급청구권으로 성립되기 전의 양육비는 구체적인 재산권으로 볼 수 없어 소멸시효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구지법 민사2부(재판장 임상기 부장판사)는 최근 박모(57·여)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정모씨를 상대로 낸 양육비심판청구 파기환송심(2011브52)에서 18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1심 결정을 변경해 55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정씨는 자녀들을 홀로 양육한 1984년 9월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 양육비의 일정 부분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자녀를 양육하게 된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고, 과거의 양육비에 대해서도 상대방 분담이 인정되는 경우 비용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1976년 딸 다섯을 둔 유부남 정씨를 만나 1남 1녀를 낳았다. 하지만 1984년 정씨의 본처가 아들을 낳자 정씨는 본처에게 돌아갔고, 이후 박씨가 혼자 자녀를 양육했다. 박씨는 2006년 10월 양육비심판청구를 냈고, 1심 재판 과정 중 청구취지를 변경해 과거 양육비 전부에 대해 지급을 청구했다. 1·2심은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자녀에 대한 78년생 아들에게 2년분을, 80년생 딸에게 4년분의 양육비 총 1800만원을 인정했다. 박씨는 과거 양육비는 발생 즉시 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 제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08스67). 재판부는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할 권리는 기본적으로 친족관계를 바탕으로 인정되는 하나의 추상적인 법적 지위이었던 것이 당사자 사이의 협의 또는 양육비의 내용 등을 재량적·형성적으로 정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전환된다"며 "구체적 청구권으로 전환될 때 독립한 재산적 권리로서의 성질을 가진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 결정은 양육비 청구권이 구체적인 지급청구권으로 성립된 경우에만 소멸시효가 인정된다는 내용으로 소멸시효 기산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에 따라 소멸시효에 해당해 청구하지 못한 과거 양육비에 대한 신청이 상당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정법률상담사무소 관계자는 "양육비 청구 문제로 상담하는 민원인이 많은데 그 중에는 자녀가 성년이 된 이후에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상담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라며 "이번 결정으로 과거 양육비 청구 범위가 넓어져 양육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되고, 사건 신청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씨의 청구를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측은 "과거 양육비와 관련해 협의나 법원의 심판에 의하지 않은 경우에는 시효와 관계없이 청구가 가능하므로 소멸시효 문제로 포기한 사람들의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